[e포터]올여름 수영복은 버버리와 함께…덧입는겉옷 유행예감

  • 입력 2000년 6월 2일 18시 16분


수영에 관심이나 취미가 별로 없는 사람들도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굳이 입지 않더라도 수영복을 해마다 한벌쯤은 사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또한 여름 바캉스 하면 으례 선글라스를 걸친 여성 비키니 수영복을 연상한다. 이제 수영복은 기능적인 의복이기보다는 흥겨운 여름을 배가시키기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이번 2000년 여름 수영복 컬렉션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단연 ' 리조트 스포츠 웨어'로서의 수영복이다. 예전 수영복 컬렉션에서는 랩 스커트(wrap skirt)를 허리에 두른것이 수영복과 어울리는 최고의 아이템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제 캣워크에서 랩 스커트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그것을 두른 사람이 더이상 세련되어 보이지도 않는다. 예쁜 수영복을 입고 헤엄만을 치기위해서 해변가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들은 검붉게 그을린 건강한 피부를 돋보이고 싶어하며, 수영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아 쇼핑을 한다. 올 여름 수영복 컬렉션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토탈 코디네이션을 추구하는 패션 리더들에게 특히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수영복 컬렉션에서는 수영복위에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셔츠나 니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아예 상체부분에 얇은 니트나 블라우스를 선보인 것도 많다. 휴양지에서 완벽하게 수영복을 상하로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경향은 수영복의 기능적 측면이 점점 약화되고 있는 수영복 패션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선글라스 혹은 머리에 두르거나 얹혀진 모자는 빼놓을 수 없는 수영복 컬렉션의 요소이다.

수영복 위에 걸쳐지는 버버리나 드레스는 어떠한가? 버버리나 드레스와 같은 아이템이 이렇게 많이 수영복 컬렉션에 당당하게 등장하리라 감히 누가 예상했었는가? 그러나 이번 컬렉션에서는 오히려 수영복보다는 그와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겉옷에 시선을 많이 빼앗겼다. 안에 입혀진 수영복은 오히려 부가적으로 여겨질뿐 쇼의 하일라이트가 되지 못한 적도 종종 있었다.

2000년 여름 수영복 컬렉션은 리조트에서 가벼운 외출을 할 때, 갑자기 바에서 시원한 칵테일을 한잔 하고 싶을때 별다른 치장없이 바로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들뜬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여전히 여성의 부드러운 곡선을 은근히 드러내는 섹시함 또한 잃지 않고 있다.

김혜리<동아닷컴 인터넷기자> bliss821@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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