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 함께 키워요]할머니가 키워 부모말 안들어

  • 입력 2000년 6월 6일 20시 10분


《엄마 아빠가 일을 하기 때문에 동동이는 어려서부터 할머니 품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젠 부모의 말이 잘 먹혀들지 않네요. 엄마 아빠의 교육방식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동동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영이씨(46·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있을 때라도 자주 전화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음식을 마련해 아이에게 사랑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부모와 같이 찍은 사진을 잘 보이는 곳에 두어 무의식중에라도 부모의 존재를 심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저녁 늦게 귀가하더라도 아이에게 “너랑 같이 있고 싶었는데 일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어”하면서 할머니가 부모 역할을 대신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주도록 한다. 부모에게는 아이가 가장 소중한 존재인 것을 깨우쳐 주면서 잠도 같이 자고 자주 스킨십을 하는 등 함께 있는 동안만이라도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윤주씨(37·서울 서초구 잠원동)〓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만을 믿고 마냥 아기처럼 의존적인 행동을 하기 쉽다. 우선 남편과 상의하여 조부모에게 “아이를 감싸지만은 말아달라”고 말해둔다. 아이를 혼낼 때는 어른이 있는 곳이 아닌 둘만의 공간에서 타이르는게 바람직하다. 이때 아이 앞에서 어른들에 관한 불평은 절대 하지않도록 주의한다.

∇양윤정씨(33·서울 양천구 목동)〓아이가 조부모에게 배운 것과 부모가 원하는 방향이 다르다면 혼동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전에 받은 교육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각기 교육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는 것이다. 아이는 작은 환경의 변화에도 무척 민감하므로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자상함이 필요하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전문가 조언▼

지금껏 지지자 역할을 해준 조부모와 심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온 아이에게 엄마는 낯설고 멀게 느껴질 수 있다. 엄마들이 이에 대해 서운해 하는 것도 당연하다.

앞으로 아이와 함께 살 계획이라면 성급하게 조부모로부터 아이를 떼어놓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서서히 여유를 갖고 아이와 자주 접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에게 오지 않는다고 나무라기보다는 엄마가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계속 조부모가 양육해야 하는 경우라면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아이도 다른 아이들이 부모와 가깝게 지내는 것을 보고 차츰 부모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때가 온다.

유아기동안 이루어지는 양육자와의 애착관계 형성은 앞으로의 부모-자녀 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통해 아이와 신뢰감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자녀와 건강하고 원만한 관계를 지속하기가 어려우며 나중에 아이의 사회성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임혜숙(그로잉업 학습발달지원연구소 대표·02-598-8838)

▼'온라인 동동이' 게시판▼

∇무서움을 많이 타는 아이〓6살난 딸이 몇 달전 아빠와 놀이를 하다 심하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론 집안에서 조차 불이 꺼진 곳은 무서워할 정도가 되버렸습니다. 자기방에서 혼자 자라고 하면 아이는 무섭다며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땀을 흘립니다. 커가는 과정이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어떤 치료를 해야하는 것인지요.

(호준이 엄마)

▽답변〓성장기 아동들은 인지적 능력이나 신체적 능력의 발달이 왕성한 시기로 그 변화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이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기 쉽고 이러한 것들이 불합리한 상상이나 악몽으로 나타나곤 하지요. 그러나 아이의 두려움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냥 놔두면 소극적인 아동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두려움의 대상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아보아야 합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두려움인지, 상황에 대한 두려움인지를 정확히 알아보고 아이에게 조리있게 설명해 주며 점차 극복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어둠을 무서워한다면 자기 전에 너무 무서운 TV나 책은 보지 않도록 합니다. 문을 열어놓거나 작은 등을 켜주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필요도 있습니다. 이야기와 놀이로 두려움의 대상으로부터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둠과 즐거움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가족야영이나 캠프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인드프라자·mindplaza@mindplaz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