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 지구촌의 '영원한 어린 왕자'는 누구일까?
아마 별 이론없이 '생텍쥐베리'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을까?
며칠전 신문에는 그가 마지막 조종한 비행기가 바닷속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철새떼들의 힘을 이용해 '다른 별'로 훌쩍 떠난게 1944년. 올해는 생텍쥡리 탄생 1백주년이다.
70년대 국내에 첫 소개된 이후 숱한 번역본이 나왔다. 비룡소에서 이번에 펴낸 이 깔끔한 동화책은 어린이는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어른을 위해 "원작이 지닌 매력을 한층 살린"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말하자면 20∼30년전의 문체와 어법, 맞춤법에 의존해 읽혀왔던 '어린 왕자'가 새로운 감각과 말투에 알맞게 재탄생된 것이다.
'어린 왕자' 프랑스語 원작을 읽고자 불어를 배웠던 필자는 감회가 더욱 새롭다. 얼른 집에 가서 꼼꼼이 다시 읽어봐야지.
'어린 왕자'는 영혼의 순수함과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삶의 진실을 일깨워주는, 말하자면 '일종의 경전'이랄 수 있겠다.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장미 보살피기'등) 알려주는 지침이 될 것이고, 어른들에게는 자기 내부에 남아있는 순수한 영혼의 흔적을 살펴보고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살아가고자('사막의 우물 두레박'이나 다른 사람과의 '길들임'등) 하는 의지를 새삼 불러 일으킬 것이다.
변형판으로 꾸민 이 책은 그의 삶과 문학에 관련된 사진을 실었으며 옮긴이의 '생텍쥐베리 문학론'을 실어 그의 문학의 이해를 돕고 있다.
최영록<동아닷컴 기자>yr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