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위 김영경 이희수 외 지음/아카넷
지구상에 이슬람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54개국에 16억명. 그러나 이슬람은 아직도 우리에게 낯설고 멀다. 심지어 부정적이기까지 하다.
국내의 이슬람학 전문가 5인이 낸 이 책은 이슬람 공동체의 종교적 사상적 원천과 흐름을 폭넓게 다룬 보기 드문 역저다.
저자들은 이슬람을 단순한 종교적 신앙체계로 보아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이슬람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생활 전반을 포함하는, 즉 종교와 세속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본다.
이슬람의 주류인 수니파(전체의 90%)와 거기서 갈라져 나간 각 종파의 역사적인 기원과 변화를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기본이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관심이 가는 대목은 이슬람의 현재다. 그것은 이슬람이 주류인 중동 동남아지역의 미래를 내다보는데도 도움이 된다.
18,19세기를 지나면서 이슬람에는 서구의 제국주의적 침탈과 맞서기 위한 여러 몸부림이 있었다. 18세기의 와히비야 운동, 19세기의 사누시야 운동,20세기의 무장 폭력 운동과 이슬람 신부흥운동 등.
이러한 운동의 맥락은 이슬람을 다시 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순수 이슬람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슬람의 정권이나 사회 주도층 지식인들이 서구에 종속되어 있고 이같은 상황에서 이슬람인들의 상당수는 서구화 근대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을 저자들은 은연 중에 말하려 한다. 그것은 곧 이슬람인들이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전체적으로 7세기 이슬람 창시 이후 20세기까지의 흐름을 사적으로만 훑어보았기 때문에 이 책은 여기서 그친다. 그래서 다소 평면적이다. 그리고 이슬람의 문화의 특성을 좀 좁고 깊게 다루지 못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한국 이슬람학 연구의 현실이고 앞으로의 과제다.
그렇다고 이슬람의 변화를 통사적으로 다룬 점,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교정시켜 준다는 점 등 이 책의 덕목을 폄하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393쪽, 2만원.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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