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임신중 열탕목욕 삼가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32분


우리나라 사람들은 뜨거운 열탕에서 목욕하는 것을 즐긴다. 적당히 따뜻한 물(38∼41℃)에서 하는 목욕은 피로를 풀고 우리 몸의 신진 대사를 촉진시켜 준다. 그러나 평소에는 큰 문제가 없던 열탕 목욕도 임신 중에는 뜨거운 물이 자궁을 통하여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칫하면 뇌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임신 중에는 열탕 목욕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보통 열탕에서 목욕을 하고 난 직후에는 목이 몹시 말라 커피나 맥주를 많이 마시게 된다. 우리 몸이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신체의 혈관, 특히 자궁과 태반의 혈관이 확장된다. 이때문에 엄마의 혈액 속에 있는 물질이 쉽게 태아의 혈액 속으로 넘어가서 예기치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열탕에서 목욕한 직후에 태아의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태아의 장기가 활발히 만들어지는 임신 초기에는 엄마가 섭취하는 모든 음식이 태아의 장기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임신부는 어떤 때보다도 더 주의를 해야 한다.

좋은 영양분과 바른 마음가짐은 태아의 장기 형성에 좋은 영향을 준다. 그러나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약이나 흐트러진 마음가짐은 태아의 장기 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 기형아가 태어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새겨 둘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임신 중에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는 것 또한 머리 좋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

서유헌<서울의대교수·한국뇌학회 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