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남을 방문할 때는 빈손으로 가지 않고 예의상 일정한 예물을 지니고 가는 것이 상례였다. 執贄(집지·執摯)라고 하는데 玉帛은 玉과 비단으로 옛날 나라와 나라 사이에 會盟(회맹·제후들이 모여 맹세함)할 때 지녔던 禮物이다.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른 예물을 준비했는데 대체로 諸侯의 경우에는 玉을, 그 후계자라면 帛을 지녔다. 이 때문에 지금은 平和의 상징으로 비둘기를 꼽지만 옛날에는 玉帛이 그것을 상징했다. 중국 역사에서 干戈와 玉帛을 교환했던 예는 수없이 많았다. 干戈玉帛은 ‘化干戈爲玉帛(전쟁상태를 평화상태로 만듦)’의 준말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민족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일대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긴장을 완화시켜 평화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커다란 수확이 아닐까.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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