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남북한의 초청장이 한국의 배양일(裵洋一)교황청 주재 대사에 의해 장 루이 토랑 교황청 외무담당관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마 교황청 선교 매체인 피데스통신의 책임자 베르나르도 체르벨레라 신부는 “교황의 북한 방문은 북한의 종교적인 제약을 완화할 전제 조건들이 충족돼야만 성사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르벨레라 신부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려면 북한 당국이 평양 교구도 책임지고 있는 정진석(鄭鎭奭)서울대교구장을 먼저 초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 방북을 위한 전제조건에는 북한이 가톨릭교회를 인정하고 가톨릭교회 신부를 다시 받아들이는 것 등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피데스통신은 북한의 천주교 실태와 관련, “북한천주교협회에는 4000여명이 신자로 등록돼 있고 성당이 한 곳 있다”며 “그러나 북한천주교협회는 중국보다 더 심하게 북한 정부에 예속돼 있으며 북한 내의 자생적 가톨릭 공동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고 보도했다.
교황청 관계자는 “1996년 북한에 큰 홍수가 발생했을 때 이재민을 돕기 위해 교황청 사절이 처음 파견된 이후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두 차례 더 교황청 사절이 북한을 방문했다”며 “평양에 이탈리아대사관이 설립되면 교황청과 북한의 접촉이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