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선시대 문인의 흔적을 보듬는 여행기이며, 조선의 정신을 들여다보는 관찰기이다. 일가를 이룬 문인들은 고맙게도 자신들만의 공간을 우리 역사와 국토 속에 남겨놓았다.
그곳은 출생지이거나 성장지나 부임지, 유배지나 은둔지이기도 했다. 그곳에서는 아름답고 애절한 언어와 감정이 흘러넘친다.
정철의 '사미인곡'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박인로의 '누항사'등등.
한 시대를 살다간 정신의 결실인 문학과 그들이 국토에 남긴 구체적인 자취, 그리고 아직도 체취가 가시지 않은 전설과 야담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 된 50명의 사생활과 그들이 살던 마을, 폐허가 되고, 논밭만 남아 상상력만으로 복원해야 될 곳도 있지만, 대부분 후손들이 보존하고 지역민들이 가꿔온 그곳을 둘러보자.
지난해 1월부터 올해초까지 '주간동아'에 연재했던 내용들을 손질하여 묶었다. 저자는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샘이 깊은 물'에서 5년간 기자로 일하다 지금은 자유기고가로 카메라 하나 메고 전국을 헤매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