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공대에서 섬유학을 전공한 그는 미술에 대한 열정을 감출 수 없어 1980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술대학 학부에 입학했다. 남다른 실험정신과 적극성으로 미국내 유수 공모전에서 입상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40여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89년부터 커크우드 대학과 모교인 아이오와대를 오가며 서양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유화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모래와 젯소를 섞어 산딸기의 모양을 만드는 등 풍부한 색감과 마티에르를 자랑한다.자연의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 유화물감을 두텁게 바르는 임페스토 기법을 사용하면서 작품의 밀도를 높였다.
한국에선 완벽한 무명화가인 그의 생애 첫 모국 전시회는 주돈식 전문체부장관과의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됐다. 96년말 장관직에서 물러나 미 아메리카대 객원교수로 가있던 주전장관은 현지에서 ‘역량있는 한국인 화가’의 얘기를 듣게됐고 그의 작품에 매료돼 고국전 개최 가능성을 선갤러리 김창실사장에게 타진, 3년여만에 성사를 보게됐다.
활달한 성격의 작가는 “미국에서 화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늘상 ‘전통’보다 ‘새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외국인들이 미국 대학과 현지 화단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특히 ‘싸움’을 잘해야 하는데 나는 그 덕을 본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