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용역을 받아 에너지 가격 개편안을 연구해온 에너지경제연구원은 30일 수송용 LPG 가격을 99년 평균 가격보다 단계적으로 최고 170%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방안은 7월 중순 한두차례의 공청회를 거친 뒤 정부안으로 확정돼 정기 국회에서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 내년부터 시행된다.
▼관련기사▼ |
"油價 동결" 정유4社 인상방침 포기…이달중 안올려 |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원(源)간의 과세 불균형 해소, 내년 이후 LPG 차량 자유화, 환경규제 대비 등을 위해 석유류 가격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수송용 연료로 주로 쓰이는 휘발유와 경유, LPG 가격 비율을 현재 100대44대24 수준에서 100대70∼80대55∼65로 조정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 비율대로 조정되면 휘발유 ℓ당 가격을 1300원으로 가정할 때 LPG는 현재의 337원에서 715∼845원으로, 경유는 604원에서 910∼1040원으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을 그대로 놔두고 경유와 LPG 가격을 올릴 것인지, 휘발유 가격을 ℓ당 1120원으로 낮추고 경유와 LPG 가격을 이에 맞출지는 검토중이다.
산업자원부는 최종 확정될 에너지 가격체계의 본격 시행에 앞서 세법 개정 절차없이 관련 법률 시행령만으로 적용이 가능한 기존 세율의 30% 범위내에서 1차로 LPG와 경유 값을 인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련업계 등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시행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경유 및 LPG 가격을 올리면 자동차수요가 15%이상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면서 보조금지급 등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상용차와 레저차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공업연구소도 ‘에너지 개편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유류비 부담은 경유차가 61.4%, LPG차가 131.5% 증가하고 RV 차종은 73.6%, 상용차는 20.3% 가량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사들도 소비 위축으로 수익에 다소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산자부와 재정경제부는 경유와 LPG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해 자동차세를 내리고 면허세를 폐지하는 한편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과 장애인 등에게는 보조금을 별도로 지급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