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정확하게 몇 장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대략 8만장을 조금 넘는다는 정도. 초등학교 교과서엔 8만1137장,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엔 8만1258장, 해인사의 설명에는 8만1340장,그리고 8만1240장, 8만1332장…. 세계문화유산 지정시엔 해인사의 설명에 따라 8만1340장으로 등록해 놓았다.
일제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조사를 해봤으나 의견 일치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공인된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못한 것은 기본적으로 팔만대장경 목록에 경판의 수가 기록되어 있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아울러 경판에 분실된 것과 중복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분실 경판과 중복 경판의 수를 정밀하게 검증하지 않은 탓이다.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의 정확한 경판수조차 모르고 있는 현실.
팔만대장경에 얽힌 이야기 하나 더. 과연 몇 명이 만들었을까. 박상진 경북대교수의
추론에 따르면, 달인의 경지에 이른 장인이 하루에 새길 수 있는 글자가 약 30∼50자. 경판의 한 장의 양면에 644자의 글자가 새겨져있으니, 보통 한 장을 새기려면 13일에서 21일. 하루 평균 40자를 새긴다고 하면, 팔만대장경 전체 글자 수가 약5200만자니 동원된 장인은 연인원 131만명에 달한다.
나무를 벌채하고 운반하는데도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다. 박교수는 1만∼1만5000그루의 나무가 필요했고 벌목과 운반에 연인원 8만∼12만명이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팔만대장경을 제작했던 총 연인원은 약 140만명인 셈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