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윤학이 산문집을 펴냈다.
이윤학 시인에게 술은 세상을 앓는 표지이자 앓음 그 자체이다. 그러니 그는 취해서가 아니라 아파서 세상을 본다.
늘 길을 잃고 어딘가를 밤새 헤매고 있는 시인의 주변에는 다정다감한 사람이 많다. 시인은 늘 잊지 않고 기억하는 지인들의 마음을 짧은 삽화속에 속속들이 담아낸다. 상처난 자리를 보고 다친 사람보다 더 아프게 울어주던 사람, 눈길을 헤매는 시인에게 꼬깃한 지폐 한 장을 건네주던 시골의 아낙, 밤새워 술자리에서 함께 울어주던 사람들…. 그들의 품안에서 시인의 마음은 비로소 향기를 발할 수 있었다.
시인은 6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청소부' '제비집'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