梨大앞거리 외국인 쇼핑코스로 뜬다.

  • 입력 2000년 7월 9일 19시 32분


서울 신촌 이화여대 앞 거리가 새로운 쇼핑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여전히 즐겨 찾는 명물거리이면서도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쇼핑코스로 자리잡고 있는 것.

▼주말엔 1000여명씩 찾아▼

이화여대 정문에서 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역을 잇는 서대문구 대현동 56의 40 일대에는 액세서리와 옷 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1000여곳이나 된다. 지난해부터 일본인 중국인 등 아시아지역 관광객들이 이 곳을 많이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서대문구가 조사한 결과 하루 5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렸다. 올해 들어서는 주말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찾기도 한다.

이대 앞 상가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과 함께 김포공항으로 가는 도심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점 때문. 공항까지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교통상의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한국 전통을 살린 액세서리와 의류 등 ‘특화상품’을 집중 개발한 것도 외국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액세서리점 ‘하이나리’를 운영 중인 한성형씨(50)는 “일본인은 용 문양이 그려진 쌍가락지를 많이 찾고 있다”며 “개당 8만∼10만원으로 이태원보다 20∼30% 싼 편”이라고 말했다.

▼이태원보다 가격도 저렴▼

크리스털이나 자수정으로 만든 목걸이(4만∼5만원)와 귀고리(2만원대)는 모든 관광객에게 잘 팔리는 상품. 10년 동안 옷가게 ‘매쉬’를 운영해온 손판호씨(33)는 “중국인들은 값싼 T셔츠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대 앞에서 40년간 영업해온 상가번영회 윤영태총무는 “아직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사는 물건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 번거롭기만 하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상인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쇼핑관광 명소로 자리잡을 경우 부수 효과가 크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공간 확보 시급▼

그러나 여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타고 오는 관광버스가 대기할 주차장 공간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 현재 신촌 기차역 앞을 임시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긴 하지만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주변의 교통혼잡을 초래하고 있다. 또 올 초 이대 정문∼이대입구역이 시범상가로 지정됐으나 아직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 윤총무는 “서울시나 서대문구에서 이 일대의 간판이나 전신주를 정비해 시범상가로 조성하면 관광객이 더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욱·이동영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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