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마크는 브람스보다 세 살 많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열 두 살 때 싸구려 악대의 바이올리니스트로부터 일약 명문 빈 음대 학생으로 출세할 만큼 그의 바이올린 실력은 출중했다고 전해진다. 당연히 그의 협주곡은 당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손댈 수 있는 극한의 기교들로 장식돼 있다. 마지막 3악장의 고음역에서 이루어지는 현란한 분산화음과 카프리치오(狂想曲)적인 리듬은 전곡의 정점을 엮어낸다.
“음악적으로 로맨틱한 편이죠. 대부분의 다른 곡들은 녹음이 끝나면 다시 손대기 싫은데, 이 곡은 계속 연주하고 싶어요.” 녹음을 마친 뒤 장영주는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마치 그다지 어려운 점은 없었다는 듯.
사실 이 작품이야말로 그에게 적역인 듯 싶다. 아홉 살의 나이로 청중 앞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을 때부터 그의 연주는 ‘태연자약’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처음에는 ‘어린이가 어른의 곡을 어른의 스케일로 연주하다보니 태연스러워 보이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리듬감이 탁월하고, 풀어나가기 어려운 부분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큰 윤곽으로 표정을 지어나가면서 세부에 허술하지 않는 그의 연주는 스무살 오늘날에도 태연자약하다.
★★★★★ (만점〓★5개)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