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0세기경 익명의 그리스인이 지은 이솝의 여러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독일의 저명한 작가 셰틀리히가 재구성한 소설이다.
'이솝우화'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솝은 실제로 어떻게 생겼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수염이 보기좋고 인자한 현자의 모습을 그릴 것이다. 그러나 이솝은 말도 잘못하고 외모도 보기흉할 정도로 못생긴 노예였다. 그의 선행에 감동받은 여신이 이솝의 말문을 트이게 하고 지혜와 기지를 선사한 것. 이때부터 이솝은 자신의 무기와 다름없는 언어와 지혜, 기지로 세상에 도전하여 눈물겨운 투쟁을 벌이고,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린다. 하지만 부귀영화도 잠깐, 이솝은 '언어'로 말미암아 비극적인 아이러니로 생을 마감한다.
'언어를 매개로 살아가는 한 인간의 성공과 몰락'을 이보다 더 절실하게 보여주는 삶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인류 최초의 비판적 지성인 이솝의 영욕에 찬 세월과 자신이 쓴 우화보다 더 우화같은 파란만장한 삶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