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신간]"CEO, 직원들 잠 깨우고 한발 앞서 행동하라"

  • 입력 2000년 7월 21일 18시 50분


▼'최고 경영자의 직언'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 지음·청림출판·500쪽, 1만 2000원▼

한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CEO)로 취임한 사람이 전임자로부터 세 통의 편지를 전해받았다. 그 전임자는 기업이 위급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봉투를 하나씩 열어 보라고 당부하였다. 첫번째 위기는 너무나 빨리 닥쳐왔다. 그래서 첫번째 봉투를 뜯어 보았더니 이런 조언이 적혀있었다. “전임자를 비난하라.” 그 최고경영자는 조언대로 했고 위기는 이내 가라앉았다.

몇달 후 두번째 위기가 닥치자 그는 두번째 봉투를 뜯어 보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전략적 검토안을 발표하라.” 그는 이번에도 다시 한번 위기를 모면하였다. 그러나 그리 오래되지 않아 세번째 위기가 닥쳤다. 마지막 편지를 열자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봉투 세 개를 빨리 준비하라.”

글로벌 경제시대에 최고경영자들은 조직의 힘을 집결시키고 전략을 수립하며 타이밍을 읽어야 하고 고객과 주주를 만족시켜야 한다. 만약 이런 성과를 실현하지 못할 경우에는 패장의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최고경영자의 직언’(Straight from the CEO) 은 우리가 궁금해 하는 최고경영자의 실체를 흥미있게 밝혀주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 30여명을 꼼꼼히 취재해서 그들의 독특한 경영아이디어는 어떤 것이고 그 아이디어가 어떤 과정을 통해 기업의 성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업은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컨설턴트들이 맡았기 때문에 전체를 보는 눈과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이 살아있다. 이 책에는 칼스버그 그룹의 플레밍 린델뢰프, ABB의 퍼시바네빅, 로열더치셀의 코르 헤르크슈트뢰테르, 지멘스의 하인리히 폰 피에레르, 컴팩컴퓨터의 엑커드 페이퍼와 같은 비즈니스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조직을 혁신시키고 조직 구성원들을 고취시키며 위대한 성과를 달성하는 과정은 무협지보다 흥미진진하다. 그것은 수백년전 중원에서 벌어졌던 어렴풋한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너무나도 절실한 현실세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집필진은 이 책을 여섯 개의 범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세계화, 급진적 개혁, 리더십, 기업문화, 경영혁신, 고객관계로 나누어서 최고경영자의 성공특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최고경영자의 가장 큰 과제는 ‘인적자원 관리’라는 것을 도출해 내었다. 즉 조직구성원의 각성―신념―행동을 혁신시키는 능력이 오늘날 최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는 조직구성원에게 임무를 부여하거나 명령하는 것으로만 그쳐서는 안되며 그들이 최고경영자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함께 각성하고 신념을 지니며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면에서 기업경영자나 비즈니스맨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천적 지혜를 제시하고 있다. 혁신의 리더, 특히 전문경영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에서 볼 때 이 책은 막강한 컨설턴트들이 한국경제를 위해 제출한 ‘최고경영자 문제를 위한 보고서’ 라고 평가해도 지나침은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세 개의 봉투를 준비하는 대신 진정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부터 길러야 할 것이다.

윤은기(IBS 컨설팅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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