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사회학]"여자는 초면男과 있을때 크게 웃는다"

  • 입력 2000년 7월 24일 18시 47분


남녀의 웃음은 같은 것일까. 왜 인간만이 웃음을 갖고 있을까.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8월호는 조안 바초로프스키(밴더빌트대)와 미셀 J 오렌 교수(코넬대)의 인간 행동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두 교수는 피실험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재미있는 영화 장면을 보여주고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여성은 남성과 같이 영화를 볼 때 더 잘 웃었고, 전혀 알지 못하는 남성과 있을 때 웃음의 강도가 더 컸다. 홀로 영화를 보거나 여성과 함께 있을 때는 상대적으로 웃음의 강도가 낮았다.

반면 남성은 남성과 함께 영화를 볼 때, 특히 구면인 친구와 볼 때 더 크게 웃었다.

두 연구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웃음은 감정적 반응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호’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인간의 웃음은 자신을 위협적 존재로 인식할 수도 있는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유대를 맺기 위해서 ‘적의 없음’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초면인 남성과 있을 때 여성이 큰 웃음을 보이는 것은 육체적이나 성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낯선 남성으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려는 무의식적 반응이란 해석이다. 남성이 동성 친구와 함께 있을 때 잘 웃는 것은 남성 동료간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무의식적 행위로 풀이됐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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