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은 청전 이상범이 1931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춘원 이광수(春園 李光洙)의 소설 ‘이순신’에 삽화를 그리는 등 근대 최고의 문인과 화가가 함께 어울려 작품을 만들어낸 사실에 놀라워했다.
또 서세옥 문신 이종상 이왈종 등 현존하는 대표작가들이 그린 신문삽화나 천경자 등이 화려하게 장식한 잡지 여성동아의 표지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관람객 가운데는 방학을 맞은 자녀와 함께 오는 사람이 많다. 함경희씨(40)는 “이상범이나 천경자 같은 대가들이 신문이나 잡지에도 즐겨 그림을 그렸다는 것에 우선 놀랐고 동아일보가 그 많은 작품을 아직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는 데 대해 또 놀랐다”고 말했다.
함씨의 딸 허수연양(14)은 “오른쪽부터 세로로 읽도록 돼 있는 소설이나 글도 없이 그림만 많은 만화 등을 보면서 지금과는 판이한 옛 신문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좋다”면서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옛집의 안방이나 다방, 공중변소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장우성 윤중식 김종하 박성환 박노수 등 70세를 넘긴 화가를 비롯한 화단의 원로 중진들이 유례없이 많이 전시장을 찾아 수십년전 자신이 그린 작품을 보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일본 도쿄(東京)근대미술관 학예실장 지바 시게오(千葉成夫)는 일본에서 유사한 전시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다녀갔다.
오광수(吳光洙)국립현대미술관장은 최근 ‘현대미술의 전개와 신문의 역할’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우리 근대사에서 신문이 미술에 베푼 배려가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할 수 있는 전시”라며 “이처럼 방대한 자료를 모아놓은 것은 다른 신문사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2∼4시에는 박재동 화백이 ‘시사만화와 애니메이션’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02―721―7772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