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양귀자가 신촌에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이라는 한정식집을 낸 데에는 다 사연이 있었다.
이 책은 어머니의 따뜻한 손맛을 잊지 못한 작가가 우여곡절끝에 장사에 입문하고 자리잡는 과정을 눈으로 보듯이 그려냄으로써, 산다는 일의 그 진부한 진리를 몸으로 새겨가는 한 작가의 육성을 듣게 된다.
전혀 예기치 않은 일상의 크고 작은 우연들이 어떻게 우리 삶을 간섭하고 전환시키는지, 그것을 말하는 작가의 문체는 여전히 활달하고 속도감이 넘친다.
또한 작가 특유의 세밀한 곳까지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촘촘한 시선은 세속적인 것의 고귀함, 하찮은 것의 심오함에 대한 깊은 사색까지 건져 올린다.
역시 양귀자다.
최영록<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