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은 어른보다 약간 더운 듯 키우는게 좋다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아요. 머리와 등은 시원하게, 배는 따뜻하게 해주는 게 기본상식….’
쇼핑에 관심없는 이들이라면 버리기도 귀찮은 것이 신문 속에 끼어들어오는 백화점 광고전단이다. 하지만 삼성플라자 분당점 전단엔 주부들이 취재한 쇼핑정보 살림지혜가 들어있어 스크랩까지 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다.
이 기사들을 쓰는 사람은 박명화(37) 김미경(34) 김윤정(31) 이유림씨(27)등 주부기자들. 분당에 살고 있는 이들은 수시로 매장에 들러 제품을 확인하고 사용해본 경험을 동네주부입장에서 매주 2차례씩 나오는 전단에 소개한다.
‘비싼 옷에 묻은 얼룩을 용서할 수 없는 주부들은 다이론 얼룩크리너가 있는 1층 핸드피아로 가보세요. 기자가 사용해보니 세종류만 갖춰두면 거의 모든 얼룩을 지울 수 있어요’라는 식으로.
전업주부라는 점 말고도 결혼전 글쓰는 일을 했다는 것이 주부기자들의 공통점이다. 이유림씨와 김미경씨가 방송작가, 박명화씨는 잡지사 기자, 김윤정씨는 번역가로 뛰었다. 백화점에서 받는 보수는 월 60만원. 쇼핑할 때 별도의 혜택은 없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소비도시’에 살면서 소비생활에만 치중해온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커요. 쇼핑의 지혜뿐만 아니라 백화점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나 분당 주부들의 잘못된 의식을 꼬집는 기사도 써보고 싶어요.”
박씨 등은 “백화점쪽에서 ‘허락’한다면 상품정보같은 단소리뿐만 아니라 쓴소리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