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화(이현세·만화가)〓이번 심사에서는 당면한 한국 만화의 열악한 현실을 이겨나갈 수 있는 상업성과 작품의 완성도를 주로 살폈다.
63편의 출품작 중에서 대상 수상작인 ‘가고시마’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끌려간 조선 민중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설득력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작품이다. 특히 강렬한 펜선에서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이 엿보였다. 우수상을 수상한 ‘여섯번째 손가락’은 80년대 분위기를 살린 작품으로 완성도가 뛰어났다.
◆핵의 위험 달걀에 비유 기발
▽카툰(윤영옥·만화가)〓출품된 311점의 작품중 상당수는 내용이 난해하여 그 뜻을 알 수 없는 추상적인 작품들이 적지 않았고 그림 솜씨에 비해 만화의 알맹이인 아이디어가 빈약했다.
대상으로 뽑힌 이정인씨의 ‘최후의 만찬’은 지구를 달걀에 비유해 핵의 위험성을 날카롭게 비판한 점이 돋보였다. 또 웅장한 고대 이집트의 문화와 현대식 화장실을 결합시켜 웃음을 자아낸 최경락씨의 순수 유머만화 ‘하루일과’를 우수상으로 뽑았다.
◆예년비해 표현―스타일 다양
▽애니메이션(김세훈·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조교수)〓51편의 작품이 출품된 애니메이션부문은 예년에 비해 표현과 스타일이 다양해졌으나 대상을 뽑지는 못했다.
우수상을 수상한 ‘Mr. Jeopardy’는 삶의 위태로운 상황을 줄타기로 설정한 아이디어가 돋보였고 컷 아웃 기법을 유머러스한 캐릭터, 입체감 있는 연출과의 조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공동 수상작인 ‘사선에서’는 자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세 가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클레이 인형의 특성이 어우러진 신선한 작품이었다.
◆게임 등 활용가능성에 주목
▽캐릭터(박소연·캐릭터개발회사 위즈 대표)〓캐릭터부문에서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 애니메이션 게임 제품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일 수 있는 작품을 우선 수상 대상으로 지목하였다. 또 공모전이라는 점을 감안해 창의성 독창성 완성도 등을 주목했다.
대상을 받은 이승관씨의 ‘해태가족’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우 독특했고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요즘 젊은이들의 구미에 잘 맞았다. 게임 애니메이션 등에 대한 캐릭터의 활용 가능성도 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