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서울시장은 31일 간부회의에서 “수문장들이 절도가 없고 체격 또한 한국인의 평균 신장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새롭게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는 군의장대 등에서 제대한 사람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옛날 복장을 하고 수문장으로 근무 중인 사람은 총 55명. 덕수궁에 45명, 창덕궁에 10명이 돌아가면서 고궁 앞을 지키고 있다. 덕수궁은 하루 세 차례 교대식을 하고 있으며 창덕궁에서는 보초만 서고 있다.
이들의 체격 문제가 거론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들 모두를 공익근무요원으로 충당하면서부터. 병무청이 필요한 인원을 선정해 보내면 서울시는 이들을 무조건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병무청이 직접 인원을 선정하다보니 아무래도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폼’을 살리기 위한 계약직 채용에 따른 비용부담 문제. 현재 덕수궁 창덕궁 수문장에게만 한 해 6억원이 들어가는데 이들 전원을 계약직으로 바꿀 경우 부담액이 연간 2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관계자는 “기왕이면 멋있는 수문장 교대식을 벌이고 싶지만 시의회가 예산지원을 승인할지가 관건”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