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주민이 몇만 명인지는 몰라도, 최일도목사에게 '밥돌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고 한다. '밥'이 왜 이리 중요할까? 그것은 밥이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최일도목사가 95년 펴낸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은 70만권이 팔렸다고 한다. 또다른 별명이 생겼다. '밥퍼'. 인세 3억중 절반을 다일공동체에, 나머지 절반을 북한동포돕기에 희사했던 그는 98년 '천사 헌금' 30억을 모금하여 '다일복지재단'을 만들었다. 사회복지재단 '밥퍼'로 명칭도 바꾸어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이 무료로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다일천사병원'을 세운다.
빈민운동가, 인권운동가등의 이름은 걸맞지 않고 '사랑운동가'라는 이름이 딱 어울린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이 밥 먹고 밥이 되어'살겠다는 저자의 깨달음에 대한 새삼스런 다짐이다. 예수의 삶 자체가 인간의 '밥'이 되어 인간을 살리기 위함이었듯이, 자신을 남김없이 바쳐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깨우침.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감격으로 읽지 않을 수 없는 그의 글 하나하나에서 우리는 잠시 살맛 나는 세상을 경험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작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는 또 이 책에서 한국교회의 타락에 대해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다.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교회, 입으로만 사랑을 전파하는 위선적인 목회자들에게 "아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는, 오늘도 '보잘것 없고 더러운' 청량리에서 교회(交會)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저 낮은 곳을 향하여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형제 곁에서 한 그릇의 밥이 되어 생명을 살리는 삶을 날마다 이어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최영록<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