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작들은 50년대 허백련의 수묵담채화, 60년대 이종우의 유채화, 30년대 이상범의 신문 삽화, 50년대 김성환의 만화 ‘고바우 영감’ 등 다양하다.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 ‘30년대 안방’ ‘50년대 거리 풍경’ ‘70년대 뮤직 다방’ 등도 관람객들에게 향수 어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곳에는 옛 생활용품 수집가가 제공한 축음기 화장실 재봉틀 경대 책걸상 영화포스터 등이 시대별 생활상을 재현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이상범 허백련 노수현 이응로 변관식 김기창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미술계를 이끌어온 저명 작가들이 동아일보 지면과 신동아 여성동아 등의 잡지에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온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들을 나타냈다.
인천에서 어머니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김한석군(16·고2)은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생활용품들을 어머니의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 옛것에 대해 정겨운 기분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여고생 딸과 함께 온 주부 서해옥씨(42·서울 마포구 성산동)는 “신문을 볼 때 글에 가려 무심코 넘겼던 삽화들을 오늘 와서 직접 보니 하나의 작품으로 다가온다”면서 “장차 애니메이션을 전공할 예정인 딸도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민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장동광씨는 “동양화에서 유화로 넘어가는 한국 화단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면서도 대중생활과 밀접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인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큐레이터가 관람객들에게 1시간 동안 전시작품들을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02―721―7772, 7776
<박희제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