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단의 메디치상은 '새롭고 독특한 문체'로 쓰인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엠마뉴엘 베른하임은 감각적인 문체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 여성작가이다(1955년생). 98년 '그의 여자'라는 작품으로 메디치상을 받았다.
그는 100페이지의 작품을 고집한다. 12년동안 100쪽 남짓한 소설 4편만을 발표했다. 98년6월 작가정신은 '그의 여자'와 '금요일 저녁'을 번역, 펴낸데 이어 이번에 무명시절 발표한 첫번째 소설'잭나이프'와 두번째 소설 '커플'을 펴냄으로써 4편 모두 번역 출간된 것이다.
두 작품 모두 현대 여성의 '심리'를 독특한 소재와 건조한 문체로 사진을 찍듯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늘 가방안에 잭나이프를 넣고다니다 지하철 안에서 낯선 남자의 등을 찌르는 여인을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현대여성의 소외된 욕망을 보여주는가 하면, 남녀간의 진부한 감정표현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기존의 연애소설이 보여주는 상투적인 사랑의 밀어나 벼락같은 사랑에 대한 환상을 단숨에 깨버리기도 한다.
그녀의 문장은 소용돌이처럼 빠르게 시작하여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으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