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가족축제’가 10일부터 경기 안성시 죽산면의 야외극장 무천캠프에서 열린다.
공연 작품은 셰익스피어 원작을 재해석한 ‘멕베드 21’과 ‘한여름밤의 꿈’.
‘멕베드∼’는 연출자 김아라 특유의 주술적 환타지가 강렬하게 표현되는 음악극. 선과 악의 갈등,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등 인간의 원초적인 딜레마를 피아노와 타악 판소리 등에 실어 담아냈다. 무용가이면서 배우로도 활동중인 김현옥이 레이디 멕베드역을 맡아 수중 무대에서 열정적인 춤을 춘다. 이양희 최경원 박상종 등 출연.
‘한 여름∼’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작품.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아사달 아사녀의 이야기 등 우리 설화와 전통적인 악기를 활용했다. 전진기 이유정 박상종 등 출연.
이번 공연은 97년 ‘오이디푸스’ 3부작이후 무천캠프에서 펼쳐지는 4번째 무대.
김아라는 “98년부터 ‘인간 리어’를 시작으로 99년 ‘햄릿 프로젝트’ 등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을 실험극 형식으로 공연하고 있다”면서 “자연을 배경으로 한 넓은 야외무대에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꾸몄다”고 말했다.
용설 저수지를 사이로 무용가 홍신자의 ‘웃는 돌 명상캠프’를 마주하고 있는 이 야외극장에 얽힌 일화도 흥미롭다. 96년 봄 베를린세계문화의 집 예술감독인 요하네스 오덴탈이 한국을 방문했다. 김아라가 물이 가득찬 논을 가리키면서 “이 곳이 내 극장”이라고 말하자 오덴탈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로부터 1년뒤. 연출가에서 토목기사로 변신한 김아라와 극단 단원의 땀, 그리고 포크레인 한 대와 트럭200대 분량의 흙이 이 논을 1500여평의 번듯한 극장으로 변신시킨 것.
이번 무대는 오후 8시 본 공연에 앞서 ‘황신혜밴드’와 소리꾼 장사익, 이생강류 전수자인 최명호의 대금연주 등이 출연하는 프리 콘서트가 1시간씩 열린다. 오브제 아티스트인 이영란의 설치미술전도 있다. 20일까지 5000∼3만원. 031―675―9472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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