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책을 지독하다고 하는 것일까? 우선 이 책의 한 쪽부터 읽어보자.
“‘숲’이라고 모국어로 발음하면 입 안에서 맑고 서늘한 바람이 인다. 자음 ‘ㅅ’의 날카로움과 ‘ㅍ’의 서늘함이 목젖의 안쪽을 통과해 나오는 ‘ㅜ’ 모음의 깊이와 부딪쳐서 일어나는 마음의 바람이다.
‘ㅅ’과 ‘ㅍ’은 바람의 잠재태이다. 이것이 모음에 실리면 숲 속에서는 바람이 일어나는데, 이때 ‘ㅅ’의 날카로움은 부드러워지고 ‘ㅍ’의 서늘함은 ‘우’ 모음 쪽으로 끌리면서 깊은 울림을 울린다.
그래서 숲은 맑고 깊다. 숲 속에 이는 바람은 모국어 ‘ㅜ’ 모음의 바람이다. 그 바람은 ‘ㅜ’ 모음의 울림처럼, 사람 몸과 마음의 깊은 안쪽을 깨우고 또 재운다. ‘숲’은 글자 모양도 숲처럼 생겨서, 글자만 들여다보아도 숲 속에 온 것 같다.”
안면도에 갔다가 소나무 숲을 보고 쓴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는 글의 서두다. 아마도 글을 읽은 분 열에 아홉은 ‘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