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일제잔재 청산의 법 이론'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30분


광복절이 가까워 오면서 일본 관련 비평서들이 연이어 발간되고 있다. ‘누가 일본을 왜곡하는가’(박유하 지음, 사회평론사), ‘일본의 전후 책임을 묻는다’(다카하시 데츠야·高橋哲哉 지음, 역사비평사), ‘일본도 모르는 천황의 얼굴’(S 시그레이브·P 시그레에브 공저, 신영미디어) 등. 그 중에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991년 계간지 ‘역사비평’ 겨울호에 ‘한국법학계를 지배한 일본 법학의 유산’을 발표해 법조계의 일제잔재 청산문제를 공론화했던 동국대 한상범교수(헌법학)의 비판서 ‘일제잔재 청산의 법 이론’.

한교수는 일반적인 일본문화 비평에 머물지 않고 한일기본조약, 한일협정, 일본 명치헌법, 일제 치안유지법 등을 검토하며 우리의 법과 제도에서 일제 법의 잔재를 파헤친다. 우리의 법사상과 법학은 일본 법사상의 천황제 신권주의 및 관료주의를 본받아 시민법학과 과학적 법률학의 전통이 부재한 채 독재정권의 법률 기술자를 만들어 내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하지만 한교수는 여전히 일본법제와 법학에서 배울 것이 많이 있다며, “일본 제국주의를 싫어하는 것이 일본 사람 자체를 적대하는 것이 아니고 일제 문화의 반민주성을 문제 삼는 것이 일본 문화 자체를 거부하자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일제잔재 청산의 법 이론' / 한상범 지음/ 푸른세상/ 285쪽, 1만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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