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죄송해요. ‘다이어트’하려고 ‘헬스클럽’에 들렀다가 ‘메이크업’ 하느라고…. 요즘 서울 생활 힘들어요. 아이들 ‘고액과외’ 시켜야죠, ‘경조사’ 챙겨야죠. 게다가 ‘치맛바람’도 여간 세야죠.”(남측 가족)
“…. 무시기 소리?”(북측 가족)
다이어트 고액과외 같은 말은 북한에 없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이산가족상봉을 앞두고 ‘북한 주민이 모르는 남한 어휘’ 보고서를 11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3600단어를 담고 있다.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면서도 남한말과 북한말의 형태가 서로 다른 것이 있다. ‘가출/탈가’(이하 전자 남한말, 후자 북한말) ‘간병인/간병원’ ‘간호사/간호원’ ‘교도소/교화소’ ‘다이어트/몸까기’ ‘리허설/시연회’ ‘면접/인물심사’ ‘전기 밥솥/전기 밥가마’‘수간호사/간호장’ ‘음반/소리판’ ‘응급실/구급실’ ‘의식주/식의주’ ‘장기자랑/재간보이기’ ‘장대비/무더기비’ ‘주유소/급유소’ ‘짝꿍/짝패’ ‘짝짓기/쌍붙기’ ‘짠지/염장무’ ‘짱구/남북머리’ 등이 그 예이다.
순수우리말 가운데 북한 사람들은 ‘거품 빠진 부동산 경기’의 ‘거품’, ‘축구 꿈나무’의 ‘꿈나무’, ‘달동네’, ‘도우미’, ‘둔치’, ‘맞벌이’, ‘사재기’, ‘새내기’, ‘짠돌이’, ‘치맛바람’ 등의 단어를 알지 못한다. 또 ‘가방 끈이 짧다’ ‘건방을 떨다’ ‘말이 씨가 되다’ ‘목에 힘을 주다’ ‘물 건너가다’ ‘(경기가) 바닥을 치다’ ‘발이 넓다’ ‘(정치인들이) 줄을 서다’ ‘총대를 메다’ 등의 표현도 이해하지 못한다.
한자어로는 ‘경로 우대증’ ‘공공요금’ ‘내연관계’ ‘단배식’ ‘민초’ ‘비자금’ ‘사생활’ ‘연봉’ ‘자판기’ ‘청문회’ ‘파출부’ ‘판공비’ ‘할인점’ ‘해결사’ 등이 들어있다. 외래어로는 ‘개런티’ ‘네티즌’ ‘데뷔’ ‘로비’ ‘루머’ ‘마케팅’ ‘메이크업’ ‘바겐세일’ ‘부메랑’ ‘사이버’ ‘사이트’ ‘알리바이’ ‘오디션’ ‘조깅’ ‘치어리더’ ‘칼럼’ ‘캐릭터’ ‘코스닥’ ‘탤런트’ ‘팁’ ‘파트너’ ‘팡파르’ ‘프로젝트’ ‘해프닝’ ‘해피 엔딩’ 등이 올라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