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 5월에 나온 소설가 질베르 시누에의 작품 ‘세번째 천년의 여명에 나의 아들에게’는 어린 아들과 그 또래의 세계 어린이들을 위하여 써져 관심을 끌고 있다. 150쪽에 포켓북 사이즈인 이 책은 인류의 거처인 지구를 욕망의 충족과 진보의 이름 아래 마구 착취하고 변형시켜 버린 어른들의 무책임과 오염된 세계에서 앞으로 살아야 할 어린이들을 그의 희생자로서 상대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 작품은 당장의 이익에 사로잡혀 한치 앞 미래도 바라다 볼 줄 모르는 지혜를 잃어버린 인간들을 어린이의 눈을 통하여 보여줌으로써 21세기판 ‘어린왕자’란 느낌을 준다.
작가는 ‘이집트 여인’ (1993), ‘나일강의 딸’ (1995) ‘브뤼즈의 어린이’ (1999) 등 여섯권의 소설과 전기 ‘마지막 파라오’ (1997)를 출간했으며, 소설 ‘사파이어 빛 책’ 으로
▼"얘야, 지구를 살려라"▼
1996년 프랑스 서점협회에서 주는 상을 수상했다.
해설자는 아들에게 지구의 참상을 보여주기 위해 함께 일주일간의 세계 여행을 떠난다. 따라서 이 여행은 환상적인 디즈닐랜드 방문도 아니고 즐거운 유람도 아니다. 자취도 찾아 볼 수 없이 사라져 버린 거대했던 옛 호수, 숲, 벌판등의 터를 찾아가서 자연환경의 파괴로 인한 자연의 재앙을 실예를 통해 설명하고, 불균형한 자연 체계가 한 문명을 어떻게 멸망까지 이끌 수 있고, 아울러 지구의 미래를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산업화의 우선 정책 때문에 대기와 수질 오염으로 병들어 죽어가는 어린이들과, 산성의 비를 맞아 황폐해진 삼림을 방문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가는 비정상적인 기상 체계가 초례한 천재지변의 장소를 찾아가고, 핵원자력의 위험을 체르노빌을 통해 설명한다.
이 작품은 인류에게 주는 경고의 의미도 있지만, 뒷 세대에게 살기 좋은 지구와 자연환경 회복이라는 희망을 거는 것이다. “현재의 추세를 뒤덮지 않으면, 21세기는 모든 생태계가 쇠퇴하는 세기가 될 것”이라고 해설자는 아들에게 알려주면서, “세계가 계속 파괴되도록 내버려두느냐 아니면 당한 손상을 회복시키냐는 결정은 너에게 달려있다. 완전히 새롭게 세우는 것이 유토피아처럼 보일지라도 망설이지 말아라. 이상을 현실로 실현함보다 기쁜 것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때문이다. 너무나 비관적이고 불안을 일으키는 작품이라는 비판에 대해 저자는 권력기관이 지구 보호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데 소홀할 때, 작가들의 역할은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응답한다.
(조혜영/프랑스 국립종교연구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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