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뱀파이어'리뷰-탄탄한 스토리와 기괴한 분위기가 좋다

  • 입력 2000년 8월 16일 15시 42분


기 종 : IBM

매 체 : CDROM 2장

최소 사양 : PⅡ-233/RAM 64M / 3D카드 / WIN95

권장 사양 : PⅢ / RAM 128M / 3D카드 / WIN98

2000년 가을 발매를 목표로 '세고 엔터테인먼트'에서 '뱀파이어' 한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뱀파이어'는 TRPG의 일종인 Pen&Paper RPG Vampire(The Masquerade-Redemption)를 게임화한 것으로 탄탄한 스토리가 이 게임의 최대의 장점이다.

게임은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주인공 크리스토프가 전투 중 화살을 맞고 정신을 잃은 채 교회로 실려 오면서 시작된다. 고요한 밤에 들려 오는 수녀의(아네즈카) 비명 소리에 주인공은 첫 번째 전투를 벌이게 된다.

아네즈카의 생명의 은인이 된 그는 그녀와의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에카테리나(뱀파이어)에게 물려 뱀파이어로 변하게 된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을 비관하며 아네즈카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이별을 선언한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점차 뱀파이어의 생활에 익숙해 가던 주인공은 아네즈카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이들을 찾아 나설 것을 결심한다.

크리스토프는 천신만고 끝에 아네즈카를 찾게 되지만 이미 그녀는 부코드락(고대의 사악한 뱀파이어)의 구울(뱀파이어의 피를 마셔 노에가 된 인간)이 된 후다. 부코드락을 부활시키려는 그녀를 구하려 애를 쓰던 주인공은 머리 위로 떨어지는 기둥들을 피하지 못해 암흑에 잠기게 된다.

800년 뒤 크리스토프는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1999년 런던에서 깨어나게 되고 다시 아네즈카를 찾아 헤맨다.

웬만한 시나리오 뺨치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선택하는 대화 또는 행동으로 주인공의 휴머니티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엔딩도 달라진다.휴머니티가 높으면 해피 엔딩을,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인간성이 말살된 주인공의 배드 엔딩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게임은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12세기부터 20세기말까지 무려 800년의 시간을 한 게임에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과거와 현재의 장비를 확연히 구분해 놓아서 전투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래픽은 최근의 추세 대로 폴리곤을 이용, 3D로 구현함으로써 게임의 묘미를 더하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암울한 편인데 등장 인물과 자코 캐릭터들도 스산한 배경음악과 더불어 게임의 분위기를 한층 기이하게 만들었다. 플레이어를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들도 가미됐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디아블로2'의 단점만을 극대화시킨 듯한 인터페이스에,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조그만 마을이나 몇 층 되지 않는 던전에서도 플레이어를 헤매게 만든다.

아주 신경을 써서 듣지 않으면 타격음이 들리지 않고 때리는지 쓰다듬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타격감도 못마땅하다. 엄청난 난이도로 극도의 인내심과 '레벨 노가다'를 요구하는 지루함도 두루 갖추고 있다.

3D RPG는 특성상 플레이어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정확한 맵을 제공해 주는 것이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맵과 방향을 제시해 주지 않아 게이머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탄탄한 스토리와 어두운 분위기, 그것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리얼한 그래픽과 사운드는 이런 적지 않은 단점을 커버한다. '뱀파이어'는 어떤 집착을 하게 만든다.

강용구<동아닷컴 객원기자> kyky@thru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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