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와 생활한 지 3년 됐어요. 직장 다니다보면 하루종일 갇혀 있는 것처럼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때 있잖아요. 그때마다 자연으로 나갈 수도 없고. 차라리 자연을 집안에 들여다놓기로 했죠.”
허브화분을 키우면서 김씨의 생활은 달라졌다. 우선 향. 원래 향수를 좋아했지만 인공향은 많이 뿌리면 머리가 아파지는 법. 허브 향은 그런 걱정이 없다.
“더 고마운 건 허브가 몸과 마음에 좋다는 점이에요. 허브 잎을 잘라 차로 마시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죠. 향주머니나 액자를 만들면 재미도 있고요. 라벤더 오일을 베개에 뿌리고 자면 숙면할 수 있어 아침에 개운해요.”
이처럼 허브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허브처럼 사람에게 좋은 것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사람 사는 세상에 좋은 점만 있고 나쁜 점이 없는 게 흔치 않은데, 허브는 전혀 해(害)가 없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
◇허브와 살기
허브가 주는 기쁨을 맛보겠다고 작정했다면 우선 허브화분을 사보자. 꽃가게나 선물의 집에서 2000∼5000원이면 예쁜 화분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될 점 한가지. 손바닥만한 화분은 사자마자 좀더 큰, 제대로 된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뿌리가 활개를 쭉 펴 죽지 않는다.
둘째, 물주는 법에 유의해야 한다. 라벤더 로즈마리 타임 등 잎이 얇은 허브는 습기를 싫어한다. 화분의 물이 말랐다고 느껴질 때만 물을 축여준다. 반면 민트처럼 잎이 두꺼운 허브는 물을 아주 좋아하므로 아침 저녁 물이 쭉 빠질 정도로 샤워시킨다.
◇고맙다, 허브
최근 ‘허브를 이용한 건강과 미용’(전원문화사)을 펴낸 조태동교수(강릉대 환경조경학)는 셔츠주머니에 허브의 일종인 유카르투스오일을 묻힌 화장지를 넣고 있었다.
“감기에 걸렸거든요. 어제는 기침이 심했는데 오일화장지를 넣고 다니니까 오늘은 기침이 거의 멎었어요.”
조교수는 특히 로즈마리, 라벤더, 재스민의 신비스러운 효능을 강조했다.
“수험생이 있는 집이라면 로즈마리를 키워보세요.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고 머리 아픈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로즈마리 오일을 손수건이나 화장지에 뿌려서 향을 맡으면 공부가 저절로 될걸요.”
라벤더에는 진정작용이 있어 불면증 치료에 좋다. 살균 병충해 퇴치에도 좋아 부엌이나 옷장 병실에 놓아두면 적당.
재스민은 특히 여성에게 이로워 생리나 출산 때의 고통을 줄이고 모유가 잘 나오도록 해준다. 부부의 사랑 확인에도 좋은 천연방향제.
◇알고 즐기기
허브는 화분 이외에도 포푸리 향주머니 액자 등으로 만들어놓으면 아름다움과 효능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오일 비누 디오더런트(방취제)도 같은 효과를 낸다.
허브를 이용한 스파게티전문점 ¤로리타&팀(서울 강남구 역삼동·02―599―5258)에선 허브 스파게티를 맛볼 뿐만 아니라 허브에 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허브실생활이용 연구가 정인희씨(허브아트 초인 대표)가 매주 둘째 넷째주 월요일 오후2∼5시 허브요리 만들기, 허브인테리어용품 만들기 등을 일러준다.
<김순덕기자>yuri@donga.com
◇조태동교수 추천 허브점
힐링조이
02-793-3848
허브아트초인
02-571-6684
라벤더
02-557-3337
아로마하우스
02-548-7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