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일 시각공작단에서 제작한 서태지 솔로 2집의 재킷 표지는 '우주적'이면서 '신비롭'다. 전상일 씨는 "서태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환상적인 분위기의 그림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재킷 표지는 태양이 붉게 타오르고 그 가운데 고대 문자처럼 묘사된 태지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태양 표면과 주변에는 전설속의 동물같은 형상들이 붙어있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총 9곡 중 가사가 수록된 노래는 6곡. 이미 공개된 '울트라맨이야'의 가사와 마찬가지로 서태지의 '노랫말 만들기'는 은유적이면서 시적인 내용이다. '기억나니?'를 'ㄱ나니?'로 표현하는 재기도 흥미롭다. 공해, 아동학대 등 사회문제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은 여전히 살아있고, 타국에서 은둔할 당시의 괴로움도 곳곳에 묻어 있다.
3집 '교실 이데아'와 4집 '컴백홈'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가 직설적인 화법이었다면 서태지 솔로 2집은 마치 동화나 시집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이는 그가 4년7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음악과 세상에 대한 공부를 소흘히 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서태지는 '역시 서태지'였다.
<탱크>
조건 수천만 절대 조건 난 지쳐 멈췄던건
나 맞서 싸우기도 전 침묵했었고........
오 전투적이여! 그 침묵 속에
위선 가득한 탱크에 나 작은 충격을
짓눌린! 가치! 감춰진! 깊이!
혼돈 내 가치상실 혼돈 내 창조는 가치 없던
상처 가득 찼던 난 침묵했었고........
오 절대적이여! 그 손짓 속에
거짓 가득한 탱크에 나 작은 균열을
수천만 부모는 모두 다 우릴 기도했지만 너와 난 좀 달랐지
희망 가득 찼어 칼과 바다를 착각한 것 만큼 재촉했던 내게
가만히 참기엔 가슴 시린 오기가
기나긴 이 어둠이 사기 같아 엿같아
아마 니가 날 속였던 만큼 니가 난 생각나
가끔 문득 난 섬뜩한 네 대가 동격화 정신적 학대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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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당시는 뭐가 뭔지 난 인지 조차 못한 무지
난 네 헛점만 찾고서 못박고서 우쭐대며 내 빈틈 메꿨어
널 딛고 큰 척했고 겉멋 찾고 모두를 깔봤건만
내 훔친 가치는 붕괴된 채 몹시도 보챘던 내 실체
값진 너를 망칠것 없지 또 니가 아깝지 역시 너 답지
넌 가진 척에 지쳐 넌 네 덫에 또 갇히겠지
너도 역시 네 입지만 과시 다 쉽게만 얕봤었지만
네겐 벅찬 애써 당찬 듯한 숨찼던 네게 남는 쾌스천
넌 소유 속의 널 믿는가 니 자아보다 더 값진건가
쉽게 뿌리 깊게 굳게 밖힌 교만 허튼 욕망 지나쳤지
그 권위적인 너의 모습 우습지만 못난 전통세습
참 어린 그들에겐 단 한번도 넌 절대 틈을 주지 않던
니 지독한 독선 갖은 위선 니 틀박힌 공식 역시 또 이기적 독식
박식한척했던 허세 가식 탐식 깃든 약육강식
불타버려 우린 쓰레기인걸 내겐 따뜻한 느낌이 없어
왜 꺼져버려 넌 참 비겁자인걸 다들 널 떠난 뒤 널찾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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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쟁>
같지 않았던 잡설이 판치는 곳 누구나 맘껏 짖어댄 곳
그 작던 상식에 나불대는 넌 서툰 상처만 드러냈고
상대 그 녀석이 맘을 다치던 무식한 넌 따로 지껄이고
덜 떨어진 니 값어치 애석하지만
너 좀 작작해 내가 널 지켜줄께 니 가슴 찢어줄께
네 눈물 닦아줄께 믿어 날
언잖던 널 쳐야 내가 생존 돌이키지 못할 소모전
날 올간 손톱 끝이 너의 발목을 찢어댔지
경직된 넌 침 튀면서 무식한 억지만 늘어놨고
참 지나치지 니구취 다들 같이 좀 작작해
파멸 위한 발전 또 다시 겪을 세계전
네가 버린 그 독한 폐수가 어린아이 혈관 속을 파 내려가
단단하게 박혀 새로 탄생할 오염변이체
항상 나 자신을 위협한 난 내 자신에게서 저항한
결국 난 내게 경고한 우린 결국 스스로를 멸망케 할
나는 인질이 되어 결국 노예가 되어
바이러스 끝없이 맞서는 백신
온세상 지천에 널린 어덜트 갤러리
감춘 칼날이 어린 우리 아이 머리 속을 홀린
아동학대 자학변태 소녀들을 노리는 네 추태
천태 만상에 실태 애석하지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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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성>
여지껏 힘겹게 버틴 여긴 곧 파멸적인 온도시 주위를
큰 권위로 감싼 것 같지
미리 예측못했던일이 아니란 말이 쉽게 들렸던 거리
급격한 발전 다 해냈다 믿는 건 막막한 재도전
기권했던 넌 절대 안돼 그건 미친 건배
이젠 또 다신 절대
도대체 정직한 듯한 정책 무가책 뒤를 쳤던 네 술책
너를 문책해도 결국 중책 맡은 자만 죄다 면책
우린 서로의 코 앞에 칼과 장미를 밀어놓고
그제야 대화를 시작해 즐겁게 받아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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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이야>
we are the youth 항상 못된 내겐 truth
내게 미쳤다고 그래 모두 그래
다들 그래 맞어 그래 난 더 미치고 싶어
솔직한 해답을 갖자 영웅이란 존재는 더는 없어
이미 죽은지 오래 무척 오래
저 태양아래 바로 이날의 영웅은 바로 너야
we are the youth 항상 넌 또 내겐 juice
내게 미쳤다고 모두 그래
미친 매니아들에 세상 밝은 미친 세상
울트라맨 어렸을적 내 꿈엔
여긴 진정 어떤 나라인지(날 바꿨던 어떤 답안지)
이제부턴 진정 난 수퍼 초울트라 매니아
빈듯했던 네겐 울트라 같은 펀치
간듯했던 네겐 울트라 같은 펀치
심사의 세대 닫힌 네겐 서툰 새빛조차 두렵겠지만
난 좋기만해 난 더 기대가 돼
너 다시 내게 짓궂게 굴땐 가만안두리라
넌 이제 울트라의 이름의 심판 받으리라
네 잣대로다 우릴 논하다 조만간 넌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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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나니?>
날 좀 가만히 놔둬줘 널 배신 못한 나여도
가혹하게 찢긴 상처를 핥았지
가만히 난 착하게 두눈을 깔고 넌 내 고통을 엿보고
난 또 감추려 애썼어 꽤 뚫린 난 저항 할순 없었지
알았어 신이란 내곁엔 없어
가끔 때때로 날 묶고
절대 복종을 다 토해 낼 듯한 고뇌를 넘어선 두려움이
내 피로 고통을 뿜어 올렸어
웃네 만족한 듯 무척 즐겁게
넌 웃네 섬짓한 눈빛을 띄고 넌
난 죽고 싶었지만 가끔 내겐 넌 그나마
문득 따뜻한 감언 결국 또 니속에 날 긋고 싶었건만
감히 네겐 나 차마 문득 난 죄책감만 결국 또 네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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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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