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하늘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은 사소한 계단에서부터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건축물에 채용하면서 초고층 건물을 탄생시키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극복해 온 것일까? 건축물만큼 인간의 욕망과 꿈, 현실생활과 도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
수잔나 파르취는 인류 최초의 움막집에서 밀레니엄돔을 탄생시키기까지의 건축사적 궁금증을, 인류의 시대별 생활상을 토대로 일목요연하게 풀어 나간다.
고대 로마시대의 잘 정비된 배수로체제,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화려하고 높게 지은 유럽의 명문가 저택들, 유럽 주요 도시들의 과거와 오늘날의 생활상, 그리고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저자는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건축사 관련 서적들이 고대,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 현대나 포스트모던 등 시대별 서양 건축 양식을 서술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로빈슨이 비행기 추락으로 인해 무인도에서 혼자 집을 지어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부분은 처음 인류가 집을 지으면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를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서양 건축사에 나타난 각 시대마다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새로운 변화에 대한 도전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하여 풀어나가면서도 건축과 도시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준다.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로서 뿐만 아니라 건축과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집들이 어떻게 하늘 높이 올라갔나'/ 수잔나 파르취 지음/ 홍진경 옮김/ 현암사/ 256쪽, 1만5000원▼
변희협(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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