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쌍방향 쇼핑몰 '이브맨닷컴' 문열어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56분


컴퓨터에서 옷을 찾아 마음대로 입어볼수 있다.
컴퓨터에서 옷을 찾아 마음대로 입어볼수 있다.
이옷도 좋아 보이고, 저 옷도 입어보고 싶고…. 그러나 백화점이나 의류점에서 옷을 여러 번 입어보기란 쉽지 않다. 점원 눈치도 보이고, 한두 개밖에 안되는 좁은 피팅룸에서 옷 갈아입기도 번거롭고.

지난달 28일과 이달 9일 서울 압구정동과 명동에 생겨난 쇼핑몰 ‘이브맨닷컴(eveman.com)’은 다르다.

옷은 마네킹이나 진열대에 화려하게 걸려 있는 대신 세탁소처럼, 창고처럼 차곡차곡 늘어서 있다. 그럼 옷을 고르는 건? 매장 널찍한 곳에 자리잡은 PC로 클릭하면 된다. 물론 집에서 살펴봐도 상관없다. 그 대신 피팅룸은 무려 10여개나 돼 마음에 드는 옷을 찬찬히 입어볼 수 있다. 관리인은 한두 명 정도가 계산대 앞에 있을 뿐. 온라인―오프라인을 조화시킨 첨단개념의 쌍방향 패션몰이다.

“점원들 눈치 안 보고 막 입어보고 고를 수 있어 좋아요. 좀 창고같이 황량하지만 매장 장식에 드는 거품을 뺐다 싶으니까 그것도 괜찮고요.”

이곳을 찾은 여대생 최수옥씨(21·중앙대 유아교육2)의 말.

20∼30평 남짓한 이곳 매장엔 엘르스포츠 쌈지 소다 오브제 등 30여개 업체가 온라인 전용브랜드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이 많은 업체들이 전부 하나씩 매장을 차린다면 300평도 모자라겠지만 온라인상에 옷을 ‘진열’하는 까닭에 좁은 공간이 가능하다.

말하자면 인터넷이 ‘전자 카달로그’인 셈. 집이나 매장에서 인터넷으로 원하는 디자인과 가격대의 옷을 확인해 입어볼 의사를 표시한 뒤 원하는 시간에 매장에 가서 옷을 입으면 된다. 구입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그 다음 일.

티셔츠처럼 사이즈만 알면 입어보지 않아도 되는 옷들은 바로 인터넷에서 구입의사를 밝히면 택배로 집까지 배달된다.

홈쇼핑처럼 입어보지 않고 옷을 구입하면 반품률이 높다는 점에 착안, ‘온라인 쇼핑, 오프라인 피팅’의 전략이 정해졌다고 이브맨닷컴 김창수사장(41)은 설명했다.

“백화점에 입점하면 보통 수수료로 35%를 백화점에 지불해야 합니다. 여기에 의상과 마네킹 진열비용, 점원 인건비 등이 줄어드니까 같은 품질인데도 최소 30∼40%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거죠.”

남자와 여자, 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이란 뜻을 ‘이브맨(eve+man)’으로 형상화했다는 게 표면적인 작명의 이유. 속내엔 ‘입으면’ 좋다는 뜻이 담겨 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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