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수상 시인인 게리 스나이더(미국)의 에세이 ‘야생의 삶’(동쪽나라)이 출간됐다. 캘리포니아주의 원시림 속에서 몸을 묻고 생활하는 작가가 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숲과 물, 짐승과 인간에 대한 명상이다.
저자의 목소리는 현시대를 가득 채우는 ‘인간 중심주의’ 에 의문을 던지는 데 맞춰진다. 땅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북극의 툰드라나 메마른 사막을 ‘좋지 않은 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금화할 수 있는 것만이 과연 좋은 것인가. 지배의 욕망을 버리고 자신이 자연속에서 가진 내재적 특질을 깨달을 때 인간은 야성과 자연을, 나아가 자기를 온전히 지킬 수 있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스나이더는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되는 ‘2000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을 찾는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