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일본학연구소(소장 김춘미 교수)가 개소를 기념해 동아일보와 함께 23일 서울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최하는 이 학술대회에서는 ‘글로벌리즘과 한일문화’를 주제로 문학 역사 문화 등 다방면에서 일본의 글로벌리즘과 내셔널리즘의 문제를 점검한다.
일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스즈키 사다미(鈴木貞美)교수는 발표문 ‘일본의 문화내셔널리즘’에서 다른 나라나 민족에 대해 문화적 우위를 주장하는 입장을 ‘문화내셔널리즘’으로 정의하고 2차대전을 전후(前後)한 일본의 대응방식을 검토했다.
전쟁 전 일본은 자연에 대한 애정과 평화주의적 천황제론으로 제국주의를 초월하는 국제관계를 모색하며 아시아 제민족의 가족적 협조를 주장했지만, 일본을 아시아의 가부장으로 보게 됨에 따라 군국주의화했다고 지적한다.
전쟁 후 지식인의 주류는 ‘근대화의 재출발’ 전략으로 고도경제성장을 달성하면서도 인간과 자연의 일체화를 추구했지만 자연의 정화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지나치게 강했다고는 것이다. 결국 스즈키고수는 일본의 문화내셔널리즘이 실패했다고 지적하며 세계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김채수교수(일문학)는 발표문 ‘21세기 일본문학과 내셔널리즘’에서 일본인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조화시킨 성공적 사례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를 든다. 이들은 일본과 동양의 문화 속에서 인간의 보편성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내셔널리즘의 메커니즘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