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김의찬이 추천하는 에로영화 Best 5

  • 입력 2000년 9월 23일 13시 38분


◆나인 하프 위크 Nine 1/2 Weeks

감독·에드리안 라인/주연·킴 베이싱어/출시·우일/1986

미키 루크와 '007' 시리즈의 킴 베이싱어가 주연한 영화. 이혼한 독신녀 엘리자세브는 핸섬하고 부유한 주식 중개인과 사랑에 빠진다. 이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관계를 맺으며 서로의 육체를 격하게 탐한다.

감각적인 영상이 볼 만하다. 미키 루크가 킴 베이싱어의 눈을 가린 채 음식물을 섹스 도구로 이용한다든지 스트립쇼도 간간이 곁들여진다. <플래시 댄스>의 에드리안 라인은 소프트 포르노의 장치들을 빌려와 영화를 에로틱하게 치장했다. 이후 미키 루크는 잘만 킹과 손잡고 <투 문 정션> 등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흥겨운 영화음악과 에로틱한 분위기가 매력 포인트.

◆여자가 사랑을 느낄 때 Voglia Di Guardare

감독·조 다마토/주연·제니 템프리/출시·영성/1986

이탈리아 B급 영화감독 조 다마토가 만든 에로영화. 의사인 디에고는 유능하고 착실하지만 성불구자다. 그의 부인은 남편에게 늘 성적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디에고는 부인을 위해 안드레아라는 청년을 소개한 뒤 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주선한다. 쾌락의 늪이 그녀 앞에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이 격하게 몸을 섞을 때 디에고는 이 광경을 몰래 엿본다.

관음증과 여성의 성적 일탈을 교묘하게 버무린 영화. 조 다마토는 에로뿐 아니라 공포와 SF 등 장르영화를 저 예산으로 감독하는, 다작 스타일의 감독이다. <여자가 사랑을 느낄 때>는 이탈리아 에로영화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데미지 Damage

감독·루이 말/주연·줄리엣 비노쉬/출시·스타맥스/1992

엄밀하게 따져 <데미지>는 에로영화라기보다 드라마다. 하지만 줄리엣 비노쉬와 제레미 아이언스가 나누는 사랑은 여느 에로영화에서보다 격하고 때로 동물적이다.

영국 정부의 각료인 스티븐 플레밍은 존경받는 인물이자 행복한 집안의 가장이다. 그런데 아들의 여자친구 아나를 만난 뒤 그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둘은 고통스런 만남과 격한 섹스를 나누고 사람들은 점차 이들의 비밀을 눈치챈다.

루이 말 감독은 <프리티 베이비>라는 영화에서 사춘기 시절의 브룩 실즈를 어린 매춘부로 캐스팅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영화 <데미지>의 섹스 장면은 격렬하지만 정물적인 그림을 연상케 한다. 아들의 연인과 시아버지가 될 남자가 서로를 탐한다는 충격적인 설정과 줄리엣 비노쉬 등의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상처 입은 사람은 위험하다"는 대사가 압권이다. 국내 개봉 당시 내용상의 문제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던 영화다.

◆P.O 박스 PO Box

감독·틴토 브라스/주연·야코프 카페나/출시·우일/1987

틴토 브라스 감독은 이탈리아 소프트포르노 영화의 거장이다. 이미 <올 레이디 두잇>과 <훔쳐보기> 등의 영화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연출자. 는 네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섹스에 열중하는 젊은이들, 남성을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여성, 매춘부의 생활 등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틴토 브라스 감독은 주로 여성 신체의 특정 부위를 강조하길 즐긴다. <올 레이디 두잇>에서 알 수 있듯 주로 여성의 둔부를 클로즈업해 기묘한 성적 취향을 과시하는 것. 는 틴토 브라스 감독의 대표작은 아니지만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수작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올 레이디 두잇>과 <살롱 키티> 등 틴토 브라스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길 권한다. 주로 에로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지만 은근한 탐미주의가 매력적이다.

◆보카보카 Boca A Boca

감독·마뉴엘 고메즈 페레이라/주연·마리아 바랑코/출시·새한/1995

스페인에서 제작된 코믹 에로영화. 마리아 바랑코, 야비에르 바르템 등이 출연했다.

빅터는 생계를 위해 폰섹스 회사에 취직한다. 원래 그의 꿈은 배우. 빌은 어느 날 한 동성애자와 통화를 한 뒤 그를 자신의 손님으로 확보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얼마 뒤 아만다라는 여성과 만나 밀회를 즐긴다. 알고 보니 아만다는 빌과 통화했던 동성애자의 부인이다.

<보카보카>는 자극적인 에로물은 아니지만 적절한 웃음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동성애와 불륜 등의 소재를 덧붙이면서 수다스런 코미디 분위기를 풍긴다. 달변을 늘어놓는 배우들의 연기가 재미있다. 스페인산 에로영화라는 점도 신선. 감미로운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김의찬(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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