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보기자의 반집&한집]권효진, 아버지 權6단 응원덕에 뒤집기

  • 입력 2000년 10월 4일 09시 23분


“반집인가….”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2층에서 열린 제2회 흥창배 1회전. 대회장 바로 옆에 마련된 검토실에서 폐쇄회로 TV모니터로 딸 권효진 2단의 바둑을 지켜보던 권갑룡 6단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반집패로 질 것이라는 예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권6단과 권2단은 국내 유일의 부녀기사. 프로기사들 사이에선 “딸 농사에 성공한 것은 권6단 뿐”이란 농담이 오간다.

권6단이 권2단의 바둑을 직접 보러 나온 건 이번이 처음.

과거 이창호 9단이 어렸을 때 아버지 이재룡씨는 주요 대국 때마다 항상 따라나녔다. 또 최근 성적이 좋은 조혜연 2단의 어머니도 딸의 바둑을 보기 위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권6단은 “주위에서 ‘왜 딸의 바둑에 그렇게 관심이 없느냐’고 농반 진반으로 말하길래 한번 나와봤다”면서 “내가 온다고 특별하게 힘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보니까 공부도 되고 좋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중반 이후 형세를 그르친 권2단은 백의 미세한 실착을 틈타 바로 손만 내밀면 상대방을 낚아챌 수 있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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