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큰 곰’은 그림 보는 맛이 좋은 책이다. 읽고 나면 글의 내용보다는 그림의 형태와 색조로 가슴에 남는다. 스케치 형태로만 한구석에 그려진 주인공 곰과, 약간은 거친 터치와 암울한 색조로 한 면을 가득채운 현재의 상황과의 대비는, 두 개의 시점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한두 줄의 글 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상상을 하게 한다.
처음엔 먼 배경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가며, 나중에는 구체적으로 얼굴을 디밀며 곰을 옭죄어오는 상황. 나중엔 그림의 크기가 점점 커지며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하게 만드는 것까지 그림만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으르렁 소리와 함께 그림은 두 면에 가득 차면서, 지금까지 왼쪽 구석에서 인간의 머리 속에 자리잡은 모습처럼, 희미했던 곰이 선명하고 당당하게 화면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어버린 곰.
어두운 색조와 무거운 주제의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권하지 않으려고 하는 어른들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 정서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하며 유연하다. 밝은 것을 좋아하는 만큼 어두운 것도 받아들일 줄 안다. 이 책이 왜 어두운 배경으로 일관하였는지, 곰이 사람들을 향해 울부짖은 이유는 무엇인지 아이들은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낸다.
그보다 무서운 편견은 그림책은 유아들만 읽는 책이라는 것이다. 이책은 아이들만 읽기에는 아깝다. 학부모나 중고교생들도 한번쯤 차근히 보았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나를 옭죄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서 그림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면 한다. 그림책만이 가진 장점을 아이와 어른이 함께 나누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리비 글레슨·글/아민 그레더·그림/김연수 옮김/32쪽 8000원/중앙출판사▽
김혜원(주부·36·서울 강남구 수서동)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