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교수 "당정, 경제등 內政문제 소홀"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37분


국민의 정부 초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최장집(崔章集·정치학)고려대교수가 6일 “청와대와 여당이 너무 남북관계에만 집중해 내정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최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아시아―태평양정책연구회(대표 문희상·文喜相)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가 남북문제에 대해 역사적인 기여를 했지만, 내정에 실패할 경우 대북관계 발전에 역진적(逆進的) 영향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은 ‘국내 냉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데올로기적으로 경직돼 있는 사회”라며 “남북관계의 급속한 진전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은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 형편에 맞는 페이스로 차근히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교수는 “경제가 혹시 더 나빠져 위기국면이 될 경우 남북관계가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야당의 대북정책 비판은 이데올로기 차원도 있지만, 실패할 허점이 있는 정책을 비판해서 정치적 입지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측면도 강하다”며 “야당이 아무리 잘못하더라도 파트너로 인정하고 동의를 구하면서 컨센서스를 만드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 여의도 관광호텔에서 열린 국회 ‘열린정치포럼’(대표 임채정·林采正)에서 서동만(徐東晩)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야당의 주장은 군사문제나 이산가족상봉 문제는 너무 늦다고 하고, 신뢰구축에 필요한 대북지원 문제는 너무 빠르다고 하는 등 상황에 따라 편의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야당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대북관계 진행상황과 정보를 제공해 정치권 내에 ‘생산적 논의의 틀’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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