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주관한 기획사 액세스는 수억원의 적자를 냈다. 리키 마틴에게 개런티로 86만달러(9억4000만원)주었으나 4만5000석여 객석 중 관객은 2만여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유료 관객은 1만명을 약간 웃돌았다. 유료 입장권 판매는 22% 선.
티켓 가격이 3만∼15만원으로 비싸긴 했지만 리키 마틴의 유명세와 국내에 불고 있는 라틴음악 바람을 볼 때 관객 숫자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게 공연업계의 분석이다. 이는 액세스의 미숙한 진행으로 리키 마틴측의 협조를 구하지 못하는 바람에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키 마틴은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고자세를 보였다. 그는 9월말 일본 공연때 인터뷰를 위해 현지에 갔던 취재진도 무시했으며 공연 하루 전인 6일 오후에 서울에 왔다가 ‘공연’만 하고 당일 곧바로 떠났다.
또 15만원짜리 프리미엄석을 샀던 관람객들이 당일 장내 상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10일 “공연 당일 장내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공연이 시작된데다 실제 좌석 배치도도 달라 프리미엄 입장권 구입 관객들이 제대로 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불만을 호소해오고 있다”며 “기획사도 문제를 인정하는 만큼 시민 권리 찾기 차원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액세스측은 “장내 정리가 늦어졌지만 공연 시작 시간을 리키 마틴측과 협의하지 못했다”며 “적절한 보상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업계는 기획사가 지나치게 저자세로 대응함으로써 이같은 일을 자초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과열경쟁으로 공연 개런티가 당초 40만 달러선에서 두배로 뛰었고 액세스가 어렵게 공연권을 따내고도 리키 마틴에게 끌려다니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