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하나 더. 신중현, 산울림, 고 김현식에 이어 김광석을 '돌아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광석과 함께 노래를 불렀던 선후배 가수들이 '헌정앨범' 제작에 들어간 것(발매는 내년 초순 예정).
이번 음반은 기존의 노래를 다른 가수가 다시 부르는 방식에서 탈피했다. 첨단 음악 장비를 동원해 김광석의 목소리를 그대로 살린 상태에서 박학기 윤도현 안치환 한동준 장필순 '동물원' 김건모 등의 가수들이 듀엣 혹은 합창 형식으로 노래를 부르게 된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 '비틀즈'가 60년대 사운드를 새롭게 재해석한 '앤솔로지' 음반 같은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수 박학기는 "김광석을 좋아했고 그리워하는 선후배 가수들이 모여 김광석의 음악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도에서 음반을 제작하게 됐다"며 "김광석의 목소리 외에 나머지 부분은 새롭게 연주하고 노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광석은 82년 명지대 1학년 때부터 언더그라운드 가수활동을 시작했고 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멤버로 민중가요를 불렀다. 88년 포크 그룹 '동물원'을 조직해 '거리에서'를 히트시킨 그는 솔로로 독립해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의 스테디셀러를 발표했고 10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특히 그는 `이등병의 편지' '바람과 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등 대학가에 전해져오는 노래를 모은 음반 '숨은 좋은 노래 다시 부르기1,2'를 선보이며 포크 음악의 기수로 떠오르기도 했다.
학전 소극장의 김민기 대표는 "음악이 한창 정점에 올랐을 때 그가 사라져 아쉽다"며 "하지만 그의 마음이 담긴 노래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김광석은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있고 가슴을 적신다. 고인의 음악사를 재평가하는 그의 헌정음반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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