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부산 남포동 및 수영만 야외상영관에서 열린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9일간의 긴 항해를 마치고, 화려한 돛대를 접었다.
<미인>의 여균동 감독과 아나운서 겸 배우 배유정이 사회를 맡은 폐막식에는 국내외 영화인들 및 관객들 5천 여명이 참석해 부산영화제의 마지막 밤을 뜨겁게 달궜으며, 특히 폐막작인 <화양연화>의 왕자웨이 감독과 배우 장만위 량차오웨이 등이 참석해 관객들로부터 열띤 환호를 받았다.
폐막식에선 먼저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수준 높은 출품작과 관객들의 열정, 수많은 해외 게스트들이 참석한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전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제로 성장했다"는 말로 올해 영화제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뒤이어 각 부문별 시상식이 이어졌다.
뉴커런츠 부문 최우수 아시아 신인 작가상 수상작은 이란의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이 연출한 <내 여자가 된 날>.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은 일본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에게 돌아갔다. <내 여자가 된 날>은 이슬람사회의 여성이 처한 억압적인 현실을 우화적으로 고발하는 내용으로, '검열왕국' 이란의 영화답지 않게 사회고발 정신이 투철한 영화다.
이밖에 최우수 한국영화에 주어지는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차지했으며, 최우수 관객상인 PSB상은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돌아갔다.
55개국 207편의 영화가 출품 상영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관객들의 반응이나 해외 게스트들의 참석 면에서 예년에 비해 더 풍성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16만8817석의 유료 관람객이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관람했으며, 총40여 개국 3천여 명의 해외 게스트가 참석해 국제영화제다운 분위기를 돋구어 주었다.
또한 일본영화 편식증세가 심했던 예년에 비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선 세계 각국의 영화들이 골고루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영화 중 매진 사례를 기록한 영화는 <뱀파이어 헌터 D>와 <고하토> 단 두 작품뿐이다.
올해로 3회 째를 맞는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 행사 역시 아시아 영화의 제작 및 투자를 지원하는 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다. 이번 PPP 행사에선 100여 편의 프로젝트 중 예선을 통과한 22편을 놓고 미국의 미라맥스, 뉴라인시네마, 프랑스 카날 플뤼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가장 관심을 끈 작품은 송일곤 감독의 <칼>로 분석됐다. <칼>은 프랑스 카날 플뤼로부터 50% 제작지원을, 일본 NHK로부터 공동제작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 밖에 박광수 감독의 <방아쇠>,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도 PPP 행사에서 각각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열린 PPP 폐막식에서는 로우 예 감독의 <여름 궁전>과 유릭 와이 감독의 <부산이야기>가 2만 달러의 상금과 부산상을 수상했으며, 박광수 감독의 <방아쇠>가 2만 달러의 상금 및 필름을 지원 받는 KF-MAP상을 받았다.
<할리우드 리포트>지는 12일 부산국제영화제 PPP 행사에 대해 "올해로 3회 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 PPP 행사가 아시아 영화시장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행사로 떠올랐다"며,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 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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