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영화인들의 관심은 온통 '공동경비구역JSA'와 <쉬리>의 흥행 추이를 비교하는 데 쏠려있다.
개봉 5주만에 서울 190만 명, 전국 432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공동경비구역JSA'는 확실히 <쉬리>보다 빠른 기세로 신기록 고지를 향해 달음질하는 중이다. 지난주 서울 7만8천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는 여태껏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중.
'공동경비구역JSA'의 제작사인 '명필름' 측은 "이번 주 안에 서울 200만 관객 돌파는 무난할 것 같다"며 신기록 경신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공동경비구역JSA'가 서울 243만, 전국 5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쉬리>의 기록을 경신하려면 몇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매주 10만 이상의 관객을 꾸준히 동원해 왔던 이 영화는 이번 주부터 관객 동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 게다가 10월말부터 11월초까지 <사이렌> <리베라 메> <단적비연수>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대거 극장에 걸릴 예정이어서, '공동경비구역JSA'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많은 수의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주 '공동경비구역JSA'의 아성에 새로 도전한 영화는 총 7편. 이 중 흥행 2위 자리를 차지한 영화는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의 <러브 오브 시베리아>다. 이 영화는 러시아 개봉 당시 <타이타닉>의 흥행 기록을 너끈히 뛰어 넘어 화제를 모았으며, 99년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 순위만 높을 뿐 실제 관객 동원수는 저조하다. 서울 25개 스크린에서 개봉된 <러브 오브 시베리아>는 지난 주말 서울 약 2만5천 명의 관객 동원을 기록해 평균 객석 점유율은 약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곽지균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 <청춘>도 서울 2만4천 명의 저조한 흥행 스코어를 기록, 중견 감독의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들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 역시 냉담한 편.
<쉘 위 댄스>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당초 흥행이 예상됐던 <으랏차차 스모부>는 예상 밖으로 저조한 흥행수치를 기록했다. 이 영화가 주말 이틀 동안 서울에서 끌어 모은 총 관객수는 약 1만9천 명. 일본 전통 스포츠인 '스모'를 다룬 이 영화는 아무래도 국내 관객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이밖에 '서부 영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텍사스 대신 우주로 무대를 옮겨 웨스턴 활극을 펼쳐낸 <스페이스 카우보이>는 서울 약 1만3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으며, 양조위가 형사 콜롬보처럼 신종 무기 컬렉션을 선보이는 영화 <동경공략>은 서울 약 1만2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
애실리 주드와 나탈리 포트먼이 주연한 <노블리>와 샤론 스톤이 출연한 <마이티>는 각각 약 3천 명의 저조한 관객동원을 기록, 스타가 출연한다고 무조건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님을 입증했다.
9월30일 개봉되어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화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한 <왓 라이즈 비니스>다. 이 영화는 개봉 3주차인 지난 주말 서울 약 1만 6천명의 관객을 추가로 모아 총 20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리처드 기어와 위노나 라이더의 눈물 나는 사랑을 담은 <뉴욕의 가을>도 지난 주말 약 1만4천 명의 관객을 모아, 현재까지 서울에서만 약 16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 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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