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호쾌한 모험 드라마<원피스>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7시 33분


"나의 보물?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잘 찾아봐! 이 세상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까!" - 해적왕 골드 로저

전설적인 해적왕 골드 로저가 남긴 부와 권력의 상징 '원 피스(One Piece)'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해적들이 바다를 누비는 해적 전성기. 대해적 샹크스와 어린 시절 깊은 인연을 맺게 된 루피는 샹크스와 그의 동료들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남자다운 기개를 동경한다. 세상의 모든 부와 권력을 거머쥐는 '해적왕'이 되기 위한 루피의 모험이 시작된다.

<원피스>는 한 주에 600만부 이상 발행되는 일본의 주간 만화지 '주간 소년 점프'(集英社 발행)의 간판 연재작이다. 국내에서는 주간 만화지 '아이큐 점프'에 연재되고 있다. 정의로우면서 강한 주인공이 새로운 동료들과 만나고 모험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점차 강한 적들을 물리치며 성장해 나가는 소년만화(드래곤볼, 슬램덩크, 바람의 검심 등) 테마의 정통 계승작이라 할 수 있다.

명랑 만화 캐릭터처럼 생긴 주인공 루피는 천진난만하지만 강하며, 우정을 소중히 하고, 목표를 향해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하는 신념의 소유자다. 지극히 주인공다운 루피와 깍쟁이 스타일의 홍일점 나미, 바람기 다분한 상디, 정의파 조로, 허풍쟁이 우솝으로 이루어진 루피 일행은 인간 군상들이 말들어 내는 다양한 갈등을 헤쳐 나가면서 감동적인 모험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원피스>가 재미 있고, 인기 있는 이유는 단지 그것 때문은 아니다. 44회 데츠카 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가 오다 에이치로는 기발한 개그와 극적인 연출을 적절히 섞어가며 독자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긴장시켰다 이완시킨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루피와 동료들이 '원 피스'를 찾아 '위대한 항로'를 향해 나아가는 목적과 포부는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동기가 충실히 부여된 주인공들의 갖가지 모험이 다소 과장스럽고, 계속되는 승리가 억지스러운 걸 안다 하더라도 독자는 루피 일행들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응원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최근 발행된 14권에서 루피들의 모험은 본격적으로 '원 피스'를 찾기 위한 '위대한 항로'의 궤도에 진입했다. 끝을 알 수 없는 머나먼 여정이 남은 듯하지만, 어느 새 진한 우정으로 뭉쳐진 루피와 동료들이 헤쳐 나가는 유쾌한 모험의 세계에 함께 빠져드는 것은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김지혜<동아닷컴 객원기자>lemonjam@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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