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분류 대사전'이라는 역저를 지은 저자 남영신은 '국어학자'로 불린다. 이 책은 '오염된 우리말'에 대한 가벼운 터치임에도 불구하고 찬찬히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온다.
도대체 우리에게는 '어문정책'이 있기나 한 것인가? 우리의 '언중생활'은 이래도 되는가? 자문하게 된다.
그렇다. 우리말과 글은 오염되다못해 정말 뒤죽박죽이 되고 만 것이다. 어디서부터 고치고 다듬고 해야할 지, 국어학자라도 대답하기 어렵다. '우리 말을 잘해야 외국말도(영어도) 잘 한다'고 대학시절 몇몇 생각있는 외국어과 교수들의 질타가 떠오르는 것도 그런 소이이다. 오죽하면 영어공용론을 대놓고 내로라하는 신문이 떠벌릴까.
이 책을 봐도 사실 별 뾰족한 수는 없다. 그러나 잘못된 것인줄 알고 쓰는 것하고, 그것도 모르고 쓰는 것하고는 천지차이이다.
영어, 외래어가 아닌 외국어를 시도때도없이 섞어쓰는 것이 지식인의 척도인가? 아닐 것이다. 새로이 눈을 뜨는 우리말사랑,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남북의 이질화된 언어가 곧 '큰문제'가 될 시점이다. 우리가 '천대'하는 우리말과 글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무슨 과학적이네 뭐네, 세종대왕이 훌륭하네 뭐네 하는게 될 법한 일인가?
우리글과 말을 갈고 닦을 때이다.
'국어학자'의 말을 들어보자.
최영록<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