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남진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백년 살고 싶다"고 했다면 80년대 변진섭은 "이별은 두렵지 않아 눈물도 참을 수 있어 하지만 홀로 되는 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노래했다. 세기말 박완규는 "천년이 가도 난 너를 잊을 수 없어 사랑했기 때문에"라고 했다.
최근 출시된 편집앨범 <러브레터>(동아기획)는 애절하면서도 서글프고 풋풋하면서도 가슴 아픈 우리네 사랑 노래를 담았다. 80년대 중반 언더그라운드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고 김현식의 명곡 '사랑했어요'부터 99년 모 커피 CF에 삽입돼 인기를 얻었던 임현정의 '첫사랑'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어선 러브 발라드곡들로 꾸며졌다.
조성모가 리메이크해 빅히트했던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새' 원곡을 듣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지금은 해체한 그룹 '사람과 나무'의 스산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쓸쓸한 연가'도 여전히 가슴 절절하게 다가온다.
박상민의 '또 하나의 사랑'이나 김장훈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역시 지난 사랑을 회상하며 감상할 수 있는 발라드 넘버. 이밖에 R&B 여성 가수 박정현의 얼굴을 알렸던 '나의 하루'를 비롯해 이소라의 '청혼' 등 총 16곡을 수록했다.
인기 탤런트 황수정의 분위기 있는 얼굴을 표지로 내세운 <러브레터>는 낙엽 지는 가을에 썩 잘 어울리는 음반이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 노래듣기 |
- 쓸쓸한 연가 / 사람과 나무 |
- 나의 하루 / 박정현 |
- 너를 잊겠다는 생각은 / 최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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