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17세기 '경상도 단성현 호적대장' 전산화 완료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50분


17세기말부터 19세기 말에 걸쳐 작성된 ‘경상도 단성현 호적대장’ 전산화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역사학계가 설레고 있다.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은 지난해 봄부터 시작한 조선 후기 경상도 단성현(현 경남산청군 단성면)지역 호적대장의 한글 전산화 입력작업을 완료하고 CD롬 제작을 위한 마무리 작업중이다.

지금의 주민등록원본에 해당하는 호적대장은 조선 정부가 호구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3년마다 작성한 것이다. 단성현 호적대장은 대구와 울산 지역 호적대장과 함께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장기간의 인구변동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중요한 자료다.

그럼에도 그 양이 워낙 방대해 지금까지 수작업에 의존한 연구는 특정 지역이나 호주를 중심으로한 피상적인 연구에 그쳤다. 일제시대에는 일본 사학자 사카타 히로시가 대구 호적대장에서 18세기 이후 양반수가 급증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조선사회 정체성론’의 실증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호적자료 전산화가 완료되어 학계에 공개되면 당시 지역 주민의 혈연관계 전부를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되어 정확하고 흥미로운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동문화연구원 손병규 연구원은 “신분제 변화와 독특한 친족제의 발생 과정 등 인구 동태 변동과 국가와 민의 관계 등에 대한 실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인구 관련 자료를 통한 실증적인 연구는 세계 역사학계에서는 독자적인 학파를 형성할 정도로 주목받는 분야”라고 전했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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