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드 니로와 벤 스틸러가 예비 장인과 사위로 분한 이 영화는 이로써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올해 들어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머문 영화는 줄리아 로버츠의 <에린 브로코비치>와 브루스 윌리스의 <나인 야드>에 이어 'Meet the Parents'가 세 번째다. 개봉 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작품이라 이번 장기흥행은 배급사인 유니버설에겐 깜짝 선물이 됐다.
박스오피스 전문가들은 'Meet the Parents'의 장기 흥행 요인에 대해 로버트 드 니로가 나이든 관객층을, 벤 스틸러가 젊은 관객층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틴 파워> 시리즈로 이미 박스오피스에 익숙한 제이 로치 감독은 'Meet the Parents'로 다시 한번 코미디 연출에 입지를 굳혔다.
폭스의 신작 'Bedazzled'는 비록 'Meet the Parents'의 아성을 깨트리진 못했지만, 지난 주까지 2주 연속 2위였던 디즈니의 'Remember the Titans'를 누르는 데는 성공했다. 'Bedazzled'는 한 청년이 일곱 가지 소원을 이루기 위해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판다는 내용의 코미디. 1967년에 만들어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 했다. <미이라>로 국내 관객들에게 낯익은 브랜든 프레이저가 주연하고 <애널라이즈 디스>를 연출했던 해롤드 래미스가 감독했다. 관객들의 평이 대체로 좋은 편이라 다음 주에도 순위가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
지난 주 2위에서 이번 주 3위로 내려온 'Remember the Titans'는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4주 동안 올라 있다. 흥행 제조기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덴젤 워싱턴이 주연한 이 영화는 고교 풋볼 팀 내 인종문제를 다뤘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해 감동을 주었다는 평.
4위를 차지한 'Pay it Forward'는 <딥 임팩트> <피스 메이커> 등 주로 액션물을 연출했던 미미 레더 감독이 연출하고, 케빈 스페이시, 헬렌 헌트, <식스 센스>의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주연한 코믹 드라마.
초등학교 선생님(케빈 스페이시)이 학생들에게 세상을 바람직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오라는 숙제를 낸다. 이에 웨이트리스인 엄마(헬렌 헌트)와 단둘이 살고 있는 한 소년(할리 조엘 오스먼트)이 이웃들에게 세 가지 친절을 베풀고, 그 이웃들이 또 다른 사람들한테 세 가지 친절을 베풀게 하자는 내용을 제안한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다음 주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주 개봉된 'The Legend of Drunken Master'는 5위에 랭크되었다. 제목은 낯설지만 이 영화의 실체는 성룡이 주연한 홍콩 무협영화 <취권2>(94)이다. 이 영화는 미국 내 성룡의 고정 팬들을 위해 뒤늦게 개봉됐다.
이미 5주전에 개봉했던 'The Exorcist'가 아직 8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거장 로버트 알트먼 감독이 연출하고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Dr. T and the Women'은 지난 주보다 세 계단 떨어진 10위에 랭크되었다.
다음 주 박스오피스 최대의 큰 관심사는 'Meet the Parents'가 4주 연속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것이다.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블레어 윗치>의 속편인 'Blair Witch 2: Book of Shadows'. 보스턴 대학에 재학중인 세 학생이 전작에서 실종된 세 학생들의 궤적을 찾고자 또다시 블레어 윗치 숲으로 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사 다큐멘터리라는 특이한 장르와 기발한 인터넷마케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전작의 후광을 얼마나 이어갈지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
이재연<동아닷컴 객원기자> skiola@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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